건축탐구 집을 보며 떠올린 나의 집 이야기 — 서울에서 오클랜드까지

2026. 6. 13. 07:07​뉴질랜드 이야기 (NZ Life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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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애청자로서 한국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살아온 다양한 집 이야기, 그리고 집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솔직하게 나눠봅니다.
건축탐구 집, 왜 이렇게 빠져들까?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구해줘 홈즈를 즐겨봤어요. 예산과 얼마에 구했는지 어느 동네인지 어 저 정도면 하는 공감대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집값이 너무 올라버리고 포맷도 바뀌면서 언제부턴가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몇 년 전부터 눈에 들어온 게 바로 건축탐구 집이었어요.

건축가 분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서 설명해 주시는 방식도 좋고, 무엇보다 건축주 분들의 취향과 철학에 따라 집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구나 싶어서 매번 새로운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서울에서만 살았던 저한테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방에는 이런 집도 있구나!" 하는 발견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오클랜드의 집,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살다 보면 한국과 확실히 다른 주거 문화를 실감하게 돼요.
오클랜드는 대부분 단독주택 위주예요. 아파트 문화가 아니라서 비슷한 가격대에서도 구조나 넓이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대부분 목조 골조로 집을 짓는데, 비슷해 보여도 같은 집은 거의 없어요. 집마다 개성이 있달까요. 집을 보러 다니다 보면 와 이 집이다 이런 게 보이거든요. 물론 여기도 유명한 건설사들이 있어서 같은 도면을 놓고 집을 짓지만 외장재 내장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겉모습은 또 많이 달라지니까요. 제가 지금 사는 동네도 같은 땅크기인데 집크기랑 모양은 땅의 형태에 따라 모두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런데 최근엔 분위기가 좀 달라졌어요. 늘어나는 인구에 맞춰서 타운하우스가 엄청나게 많이 지어지고 있거든요. 따닥따닥 붙어있는 게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예요. 오클랜드가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이 솔직히 아쉽기도 해요.

기후 얘기를 잠깐 하자면, 오클랜드는 겨울이 아주 춥지 않아서 집이나 차가 덜 망가진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오래된 집들이 단열이 거의 안 된다는 거예요. 겨울에 얼마나 춥냐면... 영하는 아니지만 집에서 입김이 나와요. 한국의 바닥 난방이 정말 그립죠. 그래서 바닥에 한국 전기 마루장판 큰 걸 펴놓기도 했었어요.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바닥 전기 난방을 넣는 분들도 많은데, 전기 요금이 비싸다 보니 손님 올 때만 켠다는 웃픈 얘기도 있어요.

오랜 세월 살아보니 단층집, 이 층집, 타운하우스… 다 살아봤답니다. 처음 오클랜드에 왔을 때 어디선가 읽은 글이 생각이 났어요. '어릴 때 큰 집에 살아야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도 큰 집에 살 확률이 높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게 마음에 남아서 제 깜냥 안에서 최대한 넓은 집에 가구를 최소화해서 살았어요. 아이들이 정말 작아 보였었죠. 그곳에서 정말 아이들하고 즐겁게 놀았던 거 같아요. 텐트도 집안에 쳐주고 매일밤 아이들이 콘서트 해준다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피아노 치고 바이올린 켜면서요. 아랫집 옆집 눈치 볼 필요 없으니 애들이 뛰어다니건 굴러 다니건 신경 쓸 일도 없긴 했죠.

가구없이 뛰어놀았던
저렇게 렌트 나왔다고 표시된 집에 전화해서
포장이사가 없어서 짐을 모두 싸서 날라야 해요


그러다 아이들이 크면서 교육이 중요해지니 학교 존 을 따라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다 보니 집은 점점 좁아지고, 아이들은 점점 커지더라고요. 아이들 고등학교 때는 학교 존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아이들 방이 큰 집으로 다시 이사했어요. 사춘기 때는 큰 거실보단 개인 공간이 큰걸 더 원하더라고요. 아파트가 아니라서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그때 정말 다행이었어요.

나중에 유현준의 공간의 미래라는 책에서 "공간감이 넓으면 아이들 창의력이 좋아진다"는 내용의 책을 읽고 나서, '아, 내가 알았던 그 어릴 때 큰 집이 좋다는 게 이런 맥락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집이 좁아도 괜찮았던 어린 시절

사실 저는 어릴 때 좁은 집에 살았어요. 아주 작은 한옥 기와집이었는데, 조그만 마당도 있고 옥상도 있어서 위아래로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이 나요. 대문 위 네모난 콘크리트 공간에서 뛰어내리며 뿌듯해하던 것도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걸 했나 싶지만요 😄

그래도 집이 좁다는 걸 크게 못 느꼈던 건, 엄마가 시간만 나면 공원이나 야외로 데려가 주셨기 때문이에요. 방학이면 꼭 시골 외할머니댁으로 가서 한 달씩 있다 오곤 했고요. 결국 집의 크기보다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느냐, 어떤 경험을 쌓게 해 주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오클랜드도 마찬가지예요. 마당에 커다란 트램펄린을 두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나게 뛰어놀던 때가 생각나요. 어릴 때 100 원주고 놀았던 방방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이랑 손잡고 신나게 뛰다가 그대로 누워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지금이 천국이구나 싶기도 했었는데... 집 자체가 놀이터가 되는 거죠.

집은 결국 사람 이야기다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서 예전에 살던 동네로 돌아가는 건 꿈도 못 꾸게 됐지만, 건축탐구 집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는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집은 건물이 아니라 결국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잖아요.

오클랜드에서 살면서 느끼는 집에 대한 생각들, 앞으로도 종종 나눠볼게요. 여러분은 어떤 집에 살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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