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상징적인 레스토랑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 이게 끝의 시작일까, 반등 전의 고요일까?

2026. 5. 19. 08:55​뉴질랜드 이야기 (NZ Life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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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9일  오늘 또 하나의 소식이  눈에 띄네요.

1988년부터 오클랜드 워터프런트를 지켜온 **하버사이드 오션 바 앤 그릴(Harbourside Ocean Bar Grill)**이 오는 6월 13일을 끝으로 영구 폐업한다는 발표가 어제 나왔네요. 운영사인 Good Group Hospitality는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잘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매출은 줄고 비용은 계속 올라, 더 이상 상업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38년. 거의 40년을 버텨온 곳이 결국 문을 닫는다.

이건 하버사이드만의 얘기가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요즘 오클랜드에 살면서 이런 뉴스가 너무 익숙해지고 있어요.

SPQR (1992년 오픈, 2024년 폐업)
Pilkingtons, Homeland (2024년 폐업)
The Grove, Little and Friday (2025년 폐업)
Monsoon Poon (약 20년 운영, 2025년 폐업)
Little Sicily (2026년 폐업)
그리고 어제 하버사이드 오션 바 앤 그릴까지.

🛎숫자로 보면 더 충격적이랍니다.

2025년 8월까지 12개월 동안 전국에서 2,564개의 호스피탈리티 업체가 폐업했고,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더 나아가 2025년 한 해 호스피탈리티 업종 청산 건수는 전년 대비 무려 50% 급증했다고 해요. 전 업종 통틀어 가장 큰 폭이지요. 한인교포들이 운영하던 유명한 식당들도 이중에 몇몇 들어있어서 안타깝고 남일 같지 않기도 하고 싱숭생숭해요.

🇦🇺오클랜드만의 문제도 아니더라고요.

최근 코로만델에서 온 손님과 얘기를 나눴는데, 거기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해요. 오클랜드가 그나마 낫다고 거기는 관광지라 대부분 여행객인데 여행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레스토랑도, 숙박업도 죽어가고 있고, 이미 문 닫은 곳도 많고 폐업을 고민하는 곳도 많다고 몇십 년간  Breakfast and bed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걱정하시더라고요. 본인은 본인 건물이라 아직 버티고 있으시다면서...

뉴질랜드 전역이 코로나 이후의 후폭풍을 맞고 있는 건 분명해 보여요.
코로나 기간 동안 과도하게 풀린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고, 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오랫동안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극도로 커졌어요. 뉴질랜드의 강력한 락다운이 소비 패턴 자체를 바꿔놓았죠. 정리하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 거 같아요.

비용 폭등 😥🤦— 임대료, 전기세, 식자재, 인건비 전부 올랐어요.. 특히 인건비가 오르니 고용하던 중소형 생계형 업체들은 고용을 줄이고 주인이 대신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거죠.

소비 위축 🍺💰— 생활비 위기로 외식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대신 집에서 해 먹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요. 늘어난 슈퍼마켓 매출이 그걸 말해주는 거죠. 2022년 2분기부터 뉴질랜드 슈퍼마켓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왔고 2026년 기준 슈퍼마켓·식료품점 시장 규모는 280억 달러로, 5년간 연평균 0.3% 성장했어요.
분기별로 보면 더 명확한데, 2025년 2분기 전체 소매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할 때 슈퍼마켓·식료품점이 주요 성장 기여 업종 중 하나였어요. 레스토랑은 죽고 슈퍼마켓은 살고..

이자 부담💰 🏡— 코로나 때 빌린 돈의 이자가 계속 나가고 있어요. 한때  FOMO라고 앞다퉈 올라간 집을 사느라 빌린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계속 나가고 있는 거죠. 모기지 2프로대에 빌린 돈이 7프로 가까이 올랐다 현재는 5프로대에서 유지되고 있어요.

그럼 이게 더 나빠지기 위한 징조일까?

여기서 시각을 조금 넓혀볼 필요가 있어요. 어차피 경기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니까요. 또 폐업 뉴스는 크게 보도되지만, 실은 새로 오픈하는 곳도 꾸준히 있어요. 2025년에도 수준 높은 신규 레스토랑들이 계속 생겼고, 오히려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먹기 좋은 시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사람들이 어디서 돈을 쓰느냐가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문 닫는 곳의 공통점을 보면:

  • CBD 대형 매장, 높은 임대료
  • 수십 년 된 레거시 브랜드
  • 높은 고정비 구조

새로 여는 곳의 공통점은:

  • 동네 로컬 입지
  • 소규모, 낮은 고정비
  • 틈새 메뉴나 특화된 콘셉트

시장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재편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정말 변화에 대한 대응을 잘해야 하잖아요.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믿고 싶어요.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가 보통 6~12개월 후 소비에 반영된다고 말하죠. 뉴질랜드는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으니 이론적으로는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엔 뭔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야 하거든요.. 이란전 쟁이 그 속도를 현저히 늦춰놓긴 했지만요.

긍정적인 시그널의 뉴스들을 보면
레스토랑 업계에도 긍정적 신호가 조금씩 보인다. 2025년 3분기 전국 호스피탈리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 성장했고, 뉴질랜드에 미슐랭 가이드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해외 관광객도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고 보도되고 있어요

물론 매출이 올라도 비용이 더 빨리 올라서 체감이 안 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죠. 아직 갈 길이 먼 걸까요?

오클랜드에서 살면서 드는 생각
무서워요. 솔직히.
주변 레스토랑이 하나씩 사라지는 걸 보면서, 이게 반등 전의 고요인지 더 나빠지기 위한 징조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지금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결국 파이를 가져간다면 폐업하는 곳이 많아질수록, 살아남은 곳에 수요가 몰리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요? 그동안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던 거라면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이 재편의 시간을 견뎌내는 게 결국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오클랜드에서 살면서 느끼는 뉴질랜드 일상과 비즈니스 이야기를 계속 올려 볼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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