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이사 6번의 기록 – 서쪽에서 북쪽까지, 우리 가족의 동네 탐방기

2026. 5. 24. 19:58​뉴질랜드 이야기 (NZ Life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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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로 이주한 뒤 이사를 몇 번 했나 세어봤더니 무려 6번이더라고요. 😅
직장 때문에, 학교 때문에, 때로는 그냥 더 좋은 동네에 살고 싶어서.
이사할 때마다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다" 했는데 결국 서쪽에서 시작해 시티를 거쳐 북쪽 끝까지 왔네요.
살아봐야 안다고, 각 동네마다 느낌이 정말 달랐어요. 오늘은 제가 직접 살아본 동네 이야기를 뭉뚱그려해 볼까 해요

🏡 첫 둥지, 오클랜드 서쪽 (West Auckland)

처음엔 유학원에서 구해준 서쪽의 3층 타운하우스였어요. 한국에서 아파트에만 살다가 타운하우스라도 주택이니까 왠지 설레더라고요. 동네도 예쁘고 집도 깔끔했어요. 다만 집 뒤로 기차가 지나가는 동네여서 기차가 지나갈 때 집이 들썩이긴 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네라 젊은 부부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었어요. 덕분에 또래 아이들이 넘쳐났고, 우리 아이들도 밖에 나가서 자전거 타고 스쿠터 타며 금방 친구를 사귀었죠. 지금도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그때 기억을 좋아해요.
두 번째도 바로 옆동네 타운하우스로 이사했는데, 이건 순전히 학교 존(zone) 때문이었어요.  유학원에서 구해준 집이 원래 보내려던 학교존이 아니어서 몇 달 안 살고 이사를 했어요. 집은 오히려 좀 덜 이뻤는데 학교 존 안에 들어가는 게 목적이라 이사를 했죠. 뉴질랜드 이민 생활에서 학교 존이 이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답니다. 그다음 집은 아예 학교 앞으로 이사를 갔지요. 아이들도 어리고 초등학교는 6년이나 다닐 거라 운전하고 아침저녁으로 데려다주고 데려오느니 걸어가는 거리에 집을 구하자는 결론이 내려졌거든요. 호수를 끼고 단층 주택들이 예쁘게 자리 잡은 동네였는데  놀이터도 가깝게 여러 곳 있어서 어린아이들이랑 살기엔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고향처럼 애들과 차 몰고 가끔 초등학교 앞을 지나 동네를 드라이브하고 와요.

서쪽 동네의 장점을 정리하자면:

가격 대비 집 상태가 좋아요. 같은 돈으로 더 넓고 새 집에 살 수 있어요. 살다 보면 집을 사야 하는 시기가 오는데 늘 고민이죠? 좀 덜 좋은 동네의 넓고 좋은 집이냐?  비싼 동네의 좁고 허름한 옛날 집이냐?

서쪽은 와이타케레 산악지대(Waitakere Ranges)가 가까워서 트레킹 코스가 정말 잘 되어 있어요. 주말에 자연 속으로 나가기 딱이에요. 무리와이비치 피하비치도 유명한데 가까운 편이라 한국에서 손님들 오면 관광하기도 좋아요.
그리고 서쪽이 제가 경험한 동네 중 선생님들이 제일 친절했어요. 이민자 가정에 대한 배려도 느껴졌고요.
아이들이 어려서도 그랬겠지만 현지인이랑 가장 많이 어울렸던 곳도 서쪽이네요. 단점이라면 시티까지 거리가 있고, 한국 마트나 식당이 북쪽에 비해 적다는 점 정도예요.

🌳 엡섬 (Epsom) 그린레인( Greenlane) 리뮤에라(Remuera)
– 학군과 공원이 공존하는 동네

남편 직장 때문에 이사하긴 했는데 마침 큰애도 중학교 갈 나이이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시티 근처, 엡섬 지역에도 살게 됐어요.
엡섬은 오클랜드에서 학군 좋고 집값 비싼 동네로 유명해요. 오클랜드 그래머 스쿨(Auckland Grammar School), 엡섬 걸스 그래머(Epsom Girls' Grammar) 같은 명문 공립학교들의 존이 여기에 속해 있거든요. 그래서 학군 때문에 일부러 이 동네로 이사 오는 가정도 엄청 많아요.

저도 아이들을 여기서 중고등학교를 보냈어요. 콘월 파크(Cornwall Park)와 오클랜드 도메인(Auckland Domain)이 가까워서 산책할 곳도 많답니다.  콘월 파크는 양도 풀어놓고 나무도 울창하고, 도심 속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박물관도 도메인 안에 있으니까 아이들이랑 주말 나들이 코스로 딱이었고요.
렌트비 대비 집이 엄청 오래된 것이 단점이지만 시티도 가깝고 오래된 동네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있어요.

🛒 북쪽 (North Auckland) – 한인들의 성지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북쪽이에요. 오클랜드 북쪽, 특히 노스쇼어(North Shore) 지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으로 유명해요. 바다를 끼고 있어서 어디서 살아도 바닷가를  나가기가 용이하죠.

쇼핑몰 어딜 가도 한국어가 들리고, 한국 식당이랑 한국 마트가 곳곳에 있어요.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한국 식재료가 필요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살다 보면  영어 쓸 일이 별로 없기도 해요.  처음 이민 왔을 때랑 비교하면 정말 달라졌죠. 집도 너무 많이 생기고 모터웨이도 좀 더 넓어지고 차들도 많아지고요. 시티로 가는 버스노선도 많고 전용차선도 잘되어 있어서 시티로 출퇴근하기도 좋고요.
Rangitoto College
Westlake Boys High School
Westlake Girl's High School
Takapuna Grammar School
Pinehurst
Kristin  등
좋은 학교들 도 많고 사립학교도 여럿 있어서, 교육에 관심 있는 한국 가정들이 특히 선호하는 동네예요.
근데 요즘 이 동네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어요. 좋은 학교 존 안에 신규 주택이 엄청 많이 지어지면서 인구가 확 늘었거든요. 예전에는 존 밖(out-of-zone)으로 신청해서 들어가는 경우도 꽤 됐는데, 지금은 아웃존 당첨률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요. 자연스럽게 좋은 학교 존 안의 집값도 오르고, 렌트 구하기도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말이 많아요. 한인 교회들도 많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도 잘되어 있어서  뭔가를 배우러 다니기도 좋답니다.

🗺️ 잠깐, 오클랜드 동쪽은요?

저는 동쪽에는 살아보지 않았는데 East 오클랜드는 오클랜드 안에서도 꽤 “안정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동네” 느낌이 강한 지역이에요. 대표적으로 Howick, Botany Downs, Pakuranga 쪽이 많이 묶여서 이야기돼요. East Auckland는 학군 때문에 들어가는 사람도 많아요.
특히
Macleans College
Pakuranga College
Botany Downs Secondary
Howick College
이런 학교들 때문에 집값 유지력이 강한 편이에요.
그래서 실거주 수요가 꾸준해요. 한인 성당도 동쪽에 위치해 있어요. 단점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안 좋은 편이에요. 실제로 오클랜드 대학 1교시 수업을 북쪽에선 들을 수 있는데 동쪽은 차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요샌 온라인 수업으로도 많이 하니까 상관없을 수도요. 여하튼  CBD 출퇴근이면 피로감이 꽤 크다고 하네요.

🏠 살아보니 드는 생각

이사를 6번 하면서 느낀 건, 사실 어딜 살든 살다 보면 익숙해지는 내가 사는 동네가 제일 좋다는 거예요.   오래 살면 살수록 아는 사람이 없어도 동네를 옮기는 게 점점 쉽지가 않아 지잖아요. 또 이사도 직접 짐 싸고 해야 해서 보통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서쪽의 자연과 여유로운 분위기, 엡섬의 공원과 도시적인 편리함, 북쪽의 한인 커뮤니티와 좋은 학교들. 다 장단점이 뚜렷해요.
한 가지 팁이라면, 초등학교는 솔직히 어디나 크게 차이 없다는 말이 많아요. 하지만 중학교부터는 슬슬 학군이 신경 쓰이고, 고등학교 때는 더 좋은 존으로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우리 가족 이사 흐름도 자연스럽게 그걸 따라갔던 것 같아요. 뉴질랜드는 아이들을 픽업해야 해서 학교를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면 제일 좋긴 해요. 저는 무조건 걸어가는 거리의 집을 최우선으로 보긴 했었는데 아이들 마지막 학년 때 지금의 존도 없고 학교에서 먼 곳으로 이사 와서 고생을 좀 했거든요. 학군을 포기하고 넓은 좋은 집에서 살아보려고. 대신 집값은 덜 오르는.  
어디가 좋고 나쁘다 보단 지금 이렇게 글 쓰면서  돌이켜 보니 옮겨 다닌 동네마다 추억이 가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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