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3. 11:53ㆍ뉴질랜드 이야기 (NZ Life Info)
오클랜드에선 다들 동물을 키우던데, 저만 아직도 무서워요
며칠 글쓰기가 뜸했죠.. 딸아이가 방학이라 집에 와서 블로그 할 짬이 잘 안 나네요. 거의 1년 7개월 만에 집에 온 거라 제가 살짝 들떠 있기도 했고요. 오늘은 애완동물 키우는 것에 대해 써볼까 해요.
이제 저의 거의 모든 지인들은 동물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고양이 기르는 지인, 강아지 기르는 친구, 둘 다 기르는 지인까지. 9년 차 애견인 가족은 아내분이 강아지 털 알러지가 있는데도 너무 좋아해서 알러지 약을 먹으면서 기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알러지가 없어지셨대요. 매일 데리고 자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고... 온 가족이 좋아해서 강아지를 입양하고 오히려 가족이 거실에 모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해요. 치와와랑 푸들이랑 합친 믹스견인데 생김새는 푸들에 가깝지만 대신 작은 편이에요.

그 후에도 한 가족씩 고양이도 입양하고 강아지도 입양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우리 말고는 다 키우는 것 같아요. 한 친구네는 새끼 때 무료로 분양받은 줄무늬 고양이와 검정고양이 자매. 한 집은 집 없는 고양이가 맨날 오니까 밥 주다가 정들어서 키우기 시작한 하얀 털의 고급스러운 고양이. 칩이 없었는데 이사 오면서 칩도, 목걸이도, 등록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한 친구집은 왕가레이에서 분양받아 온 까만색 다리가 긴 강아지
최근엔 아이들의 조름에 본인의 욕망을 실현한 친구가 기르는 수프들. 집에 들락거리던 남의 집 까만 고양이랑 같이 기르기 시작했어요. 오자마자는 완전 인형 같았는데, 생각보다 쑥쑥 자라더라고요. 푸들이 대형견에 들어간다더군요. 그래도 중형견이라 아주 크진 않는다고 하고요.





사실 대부분이 주택에 사는 오클랜드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저는 모든 동물을 무서워한다는 거예요. 맘껏 드나들던 친구들 집을 점점 안 가게 되어 가고 있어요. 아기 때부터 제가 동물 무서워하는 걸 아는 친구들이 자꾸 불러다 낯도 익히고 냄새도 맡게 해서 아주 무서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거나 하진 않아요. 그런데 이게 또 스트레스이긴 해요. 다들 이뻐하는데 저만 안 그러니 성격 파탄자 같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들도 한창 클 때 고등학교 때쯤 강아지 기르자고 졸랐었는데, 끝까지 잘 버텨냈죠. 저는 무섭기도 한데, 또 혼자 두고 나가기도 그렇고, 가끔 한국도 갔다 와야 하는데 절대 키울 수 없다고 했어요. 무엇보다 그 청소도 모두 제 몫일 테니까요.
저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옆에 오면 제 몸의 모든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친한 집들이라 티는 안 내지만, 밥 먹을 때도 계속 발밑을 왔다 갔다 하고, 손이라도 내려놓으면 강아지가 갑자기 핥을 때 꽥 소리 지르며 놀라기도 해요. 고양인 사실 더 무서워요.
동물을 무서워하는 것도 하나의 증상이라고 하네요
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특정 동물이나 대상에 대해 비이성적일 정도로 강한 공포를 느끼는 걸 심리학에서는 '특정공포증(specific phobia)'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동물에 대한 공포는 '동물공포증(zoophobia)'이라는 큰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흔한 유형이라고 하니 저만 유별난 건 아닌가 봐요.
재밌는 건 실제 동물이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 심지어 이름만 들어도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해요. 이런 공포는 어릴 때 어떤 계기가 있었을 수도 있고, 딱히 특별한 사건 없이도 그냥 형성될 수 있다고 하니, 저처럼 원인을 콕 집어 설명 못 해도 이상한 게 아니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저도 어릴 때 딱히 동물이랑 안 좋았던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어느 순간부터 무서워졌고, 그게 굳어져 버린 것 같아요. 친구들은 다들 "키워보면 괜찮아져"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시작할 용기는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요즘 드는 생각은, 굳이 안 키워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친구들 집 가서 멀찍이서 구경만 해도 되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예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까요. 다들 좋아하는 거 저만 안 그런다고 이상한 사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는 그런 사람인 거죠.
오클랜드에서 강아지·고양이 키우려면 알아야 할 것들
제가 직접 키우진 않지만, 친구들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오클랜드 반려동물 행정 절차를 한번 정리해 봤어요. 이제 막 입양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강아지 등록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예요
뉴질랜드는 1996년 개관리법(Dog Control Act 1996)에 따라 생후 3개월이 넘은 강아지는 무조건 오클랜드 카운슬에 등록해야 해요. 등록 연도는 매년 7월 1일부터 다음 해 6월 30일까지고, 갱신 안내는 보통 6월 초에 발송돼요. 등록을 안 하면 300달러짜리 벌금 고지서가 날아올 수 있으니 꼭 기한 안에 등록하는 게 좋아요.
비용은 중성화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중성화된 강아지는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중성화 안 된 '온전한' 상태의 강아지는 요금이 꽤 올라가요. 여기에 슈퍼골드카드 소지자 할인이나, 책임감 있는 반려인으로 인정받는 '책임 반려견주 라이선스(RDOL)'를 받으면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어요. 8월 1일 전에 조기 납부하면 할인이 적용되니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좋고요.
마이크로칩도 필수
강아지를 처음 등록할 때 마이크로칩 삽입도 함께 요구돼요 (일부 농장 작업견은 예외). 마이크로칩 정보는 전국 개 데이터베이스(National Dog Database)에 등록되는데, 이사하거나 연락처가 바뀌면 꼭 업데이트해야 나중에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빨리 찾을 수 있어요.
고양이는 등록 의무는 없지만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뉴질랜드 법상 등록 의무는 없어요. 다만 오클랜드 카운슬이나 SPCA에서는 유실 방지를 위해 마이크로칩 삽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요. 친구네 하얀 고양이도 처음엔 칩이 없었는데 이사 오면서 칩이랑 등록을 다 했다고 했잖아요, 그게 바로 이런 이유였던 거죠. 동물병원에서 간단히 시술받을 수 있고, 비용도 그리 크지 않아요.
사회화를 위한 퍼피 스쿨
강아지를 처음 키우신다면 동물병원이나 SPCA에서 운영하는 퍼피 스쿨(puppy school/puppy preschool)을 알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보통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생후 8~16주 사이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면서 기본적인 사회화와 배변 훈련, "앉아", "기다려" 같은 기초 명령어를 배울 수 있어요. 어릴 때 사회화가 잘 된 강아지일수록 나중에 낯선 사람이나 다른 동물, 새로운 환경에 훨씬 유연하게 적응한다고 하니, 다니시는 동물병원에 문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동물 무서워하는 분들 계시면 공감되실 것 같고, 반려동물 입양 앞두신 분들껜 이 행정 절차 정리가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집소파에서 늘어져라 자는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요.. 어쩌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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